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교수 무죄

논문 지도 중인 제자와 부적절한 성 접촉을 한 혐의로 기소된 전 교수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2017. 9. 29. 서울서부지법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으로 기소된 ㄱ교수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제10조(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①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추행 일부 사실은 인정되나,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사건이 발생할 당시 피해자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 사실을 알 수 없다.

 

재판부는 '업무상 위력'이 있었는지 여부는 폭력·폭행뿐만 아니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ㄱ교수가 피해자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했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피해자가 ㄱ교수에게 보낸 여러 메시지 내용이 근거였다. 

첫 성적 접촉이 있었던 2015년 7월 피해자는 ㄱ교수에게 장문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재판부는 이 메시지가 ㄱ교수의 행위에 대한 완곡한 항의로 읽히는 동시에, ㄱ교수에 느끼는 감정으로 인한 두려움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했다.

피해자는 이후에도 ㄱ교수와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재판부는 이 메시지들을 언급하며, 피해자가 ㄱ교수를 거절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ㄱ교수를 이성적으로 느끼고 있고, 거기에서 오는 두려움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봤다. 이후에도 피해자가 작성해 ㄱ교수에게 보낸 여행 기록 등에서 피해자가 ㄱ교수를 이성적으로 좋아하고 있다는 점을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중요하게 작용한 또 다른 증거는 같은 학교 ㄴ교수와 녹취록이다. 

당초 예정된 선고 날짜가 연기된 사이 ㄱ교수 변호인은 새로운 증거자료를 제출했다. 

ㄱ교수를 검찰에 고발한 ㄴ교수와 ㄱ교수의 대화 녹취록이다. 

ㄱ교수 측은 피해자가 ㄱ교수를 좋아하는 사실을 ㄴ교수가 알면서도 이를 숨기기 위해 일부가 누락된 녹취록을 재판부에 제출했다며, 녹취록 전체를 증거로 채택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추가 제출된 녹취록에서 

피해자가 ㄱ교수를 사랑했다는 것을 ㄴ교수가 알고 있었다는 점, 

피해자가 ㄱ교수에게 끌렸다고 말한 점으로도 

ㄱ교수가 위력으로 피해자에게 성적 접촉을 시도했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ㄱ교수가 논문을 지도하던 제자와 성적 접촉을 했다는 점에서 도덕적 비난 가능성은 크지만, ㄱ교수 행위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볼 때 ㄱ교수와 피해자 사이에 성적 접촉이 발생했을 당시 위력에 의한 것이라 볼 수는 없다며 ㄱ교수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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