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내림굿 여성의 옷을 벗긴 무당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집행유예

법원은 무속 행위라도 성적 도덕관념에 어긋나면 성추행으로 인정된다고 판결

2017. 11. 29. 부산지법 형사3단독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혐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로 기소된 무당 ㄱ(53·여) 씨에 대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수강을 명령했다.

제10조(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①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재판부에 따르면 20대 여성인 ㄴ씨는 별다른 이유 없이 자꾸 몸이 아프자 그 이유를 찾으려고 엄마와 함께 점집을 전전하던 중 ㄱ씨를 알게 됐다.

ㄴ씨는 아픈 몸을 치료할 생각으로 ㄱ씨와 신어머니·신딸 관계를 맺고 내림굿을 받기로 했다.

성추행은 지난 2월 2일 부산의 한 굿당에서 내림굿을 하던 도중 발생했다.

ㄱ씨가 '몸에 붙은 남자 귀신을 떼야 한다'며 ㄴ씨를 엎드리게 한 다음 속옷을 벗기고 양손에 든 신장 칼(굿을 할 때 사용하는 칼)로 중요 부위 주변을 마구 휘둘렀다.

당시 굿당에는 남성을 비롯해 여러 사람이 굿을 구경하고 있어서 ㄴ씨는 심한 성적 수치심을 느껴야만 했다.

ㄴ씨는 내림굿에 앞서 ㄱ씨에게 남자친구와의 성적 사생활을 추궁당한 데다 사전에 내림굿 진행 방법을 알지 못한 채 이 같은 일을 당하자 몹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재판부는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ㄱ씨의 행위로 ㄴ씨는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끼고 성적 자유도 침해당했다.

이는 성폭력 범죄 특례법이 정한 성추행에 해당하며 무속 행위라도 ㄱ씨의 주관적인 동기나 목적과 관계없이 고의가 인정된다.

다만 ㄱ씨가 동종 전과가 없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으며 무속 행위 중 일어난 일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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