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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강간. 잦은 협박및폭행. [서울고등법원 2008.9.5, 선고, 2008노1462, 판결]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특수강간)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서울고등법원 2008.9.5, 선고, 2008노1462, 판결]

【전문】

【피 고 인】

【항 소 인】

피고인

【검 사】

김홍창

【변 호 인】

변호사 한상인(국선)

【원심판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08. 5. 23. 선고 2008고합49 판결

【주 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 판결 선고 전의 당심 구금일수 중 95일을 원심판결의 형에 산입한다.

【이 유】

항소이유의 요지 
1.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피고인은 피해자의 동의하에 성관계를 가졌고 사진 촬영까지 했던 것이며, 더구나 피해자는 피고인의 법률상 배우자이어서 강간죄의 객체가 될 수 없음에도, 원심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
 
2.  양형부당
제반 양형조건을 고려할 때,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6년)은 지나치게 무거워 부당하다.
판단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먼저, 피고인이 피해자의 동의하에, 피해자와 성관계를 가졌고 피해자의 나체사진 등을 촬영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사건이 발생하기 바로 전날 협의이혼 서류를 법원에 접수한 상태에서 피해자에게 하루만 같이 있자고 부탁하여 같이 있던 중 피해자에게 성관계를 가지자고 제의하였고, 피해자가 처음에는 거부하였지만 계속 피해자를 껴안고 옷을 벗기니까 가만히 있었고, 가위나 면도칼로 피해자의 음모를 밀었으나 피해자가 여전히 반항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으므로 계속하여 성관계를 가진 것이고, 피고인이 잠시 밖으로 나갈 때 과도를 소지한 것은 사실이나 피해자를 부엌칼과 과도로 협박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였으나, 피고인이 2004년 7월경 다른 사람을 시켜 피해자인 처를 강간하게 한 행위 등으로 징역 3년의 형을 선고받고 2005년 5월경 피해자와 재판상 이혼을 하게 되었고, 피고인이 위 형을 복역하다가 2007년 4월 말경 가석방되어 출소한 후 자식 등을 내세워 피해자와 재결합을 요구하자 피해자가 이를 받아들여 다시 혼인신고를 하였으나, 피고인의 계속된 협박과 폭행 때문에 피해자가 더는 혼인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피고인에게 협의이혼을 요구하였고, 피고인이 이를 승낙하여 협의이혼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한 바로 다음날 새벽에 피해자가 피고인의 성관계 등의 요구에 응하여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성관계를 가지고, 피해자의 나체를 촬영하는 것에도 동의하였다는 것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반면에,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해자는 피고인과 함께 법원으로 가서 협의이혼 신청서를 제출한 후 집으로 돌아왔고, 피고인이 하룻밤만 마지막으로 같이 지내자고 요구하여 그러라고 하였는데, 피해자와 같이 있던 피해자의 형부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자 피고인이 갑자기 태도를 돌변하여 피해자에게 성관계를 요구하였고, 피해자가 이를 거절하자 피고인이 부엌칼로 피해자를 찌를 듯이 위협하였고, 피고인이 강제로 피해자의 옷을 벗기고 가위와 면도기를 이용하여 피해자의 음모를 깎고 성관계를 가졌으며, 피고인이 임의로 피해자의 나체사진 등을 찍은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으며, 피고인이 피해자를 촬영한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보더라도 피해자가 자포자기 상태에서 피고인의 성관계 요구에 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뿐, 피해자가 당시 피고인과 성관계를 갖는데 동의하고 성관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는 도저히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동의하에 성관계를 가지고 피해자의 나체사진 등을 촬영하였다는 주장은 이유 없다.
나아가, 피고인과 법률상 혼인관계에 있는 피해자가 강간죄의 객체가 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혼인관계가 정상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남편이 아내의 의사에 반하여 성교행위를 강요하였다고 하더라도 강간죄나 강제추행죄가 성립하지 않을 여지가 있다고 할 것이나( 대법원 1970. 3. 10. 선고, 70도29 판결 참조), 법률상의 배우자라 할지라도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 상태에 있는 경우라면 강간죄 등의 객체가 됨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피해자가 2008. 2. 14.경부터 피고인과 별거를 하고 있었고, 피고인과 피해자는 이 사건 발생일 전날인 2008. 2. 19.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 협의이혼신청서를 제출했다는 사정 등을 종합할 때, 피고인과 피해자가 아직 법률상 부부관계에 있기는 하나 실질적으로는 혼인관계가 파탄이 난 상태에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그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성관계를 가진 것이라면, 강간죄가 성립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견해에 선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은 처인 피해자를 변태적이고 반인륜적인 방법으로 강간하고, 피해자를 감금, 폭행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2005. 1. 26. 서울고등법원에서 징역 3년의 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2007. 4. 30. 가석방되었고 2007. 7. 15. 그 남은 형기가 경과하여, 현재 누범 기간 중에 있음에도, 피고인과 일시적으로 재결합하였다가 피고인의 잦은 폭행 등으로 인하여 다시 협의이혼을 하려는 피해자에 대하여 다시 변태적인 성행위를 강요하고, 그와 같은 과정을 사진으로 촬영까지 한 행위에 대하여는 엄벌할 필요성이 있고, 더구나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면서 전혀 자신의 잘못에 대하여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아니하고, 아직까지 피해자와의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건대, 원심이 선고한 형이 결코 무겁다고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이 사건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고, 형법 제57조에 의하여 이 판결 선고 전의 당심 구금일수 105일 중 95일을 원심판결의 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성준(재판장) 한정훈 조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