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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유인. 강간. [서울고등법원 2009.6.19, 선고, 2009노861, 판결]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특수강간)

[인정된죄명: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간

등)]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간등)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청소년강간등)

[서울고등법원 2009.6.19, 선고, 2009노861, 판결]

【전문】

【피 고 인】

【항 소 인】

【검 사】

유병두

【변 호 인】

변호사 여운승(피고인들을 위하여)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4. 3. 선고 2009고합5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3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한다.
피고인 1을 징역 4년에, 피고인 3을 징역 3년 6월에 각 처한다.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102일씩을 피고인 1, 3에 대한 위 각 형에 산입한다.
피고인 1, 3에 대한 열람정보를 각 5년간 열람에 제공한다.
피고인 1, 3에 대한 공소사실 중 각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청소년강간등)의 점에 대한 공소를 모두 기각한다.
검사의 피고인 2에 대한 항소를 기각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3(대법원 판결의 피고인 2)의 항소이유
(1)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
피고인들은 피해자 공소외 2와 동의하에 자연스럽게 성관계를 가진 것일 뿐이지, 위력에 의하여 간음하거나 강간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들이 위력으로 간음하거나 강간하였다고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
(2) 양형부당 주장
이 사건 여러 양형요소에 비추어 원심판결의 선고형량( 피고인 1 : 징역 4년, 피고인 3 : 징역 3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의 피고인 2에 대한 항소이유
이 사건 여러 양형요소에 비추어 피고인 2에 대한 원심판결의 선고형량(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3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가.  문제의 소재
피고인 1, 3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공소외 1(대법원 판결의 피해자)(여, 14세)에 대한 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의 점은 각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이하 ‘청소년성보호법’이라 한다) 제7조 제1항 내지 제3항에 해당하는 죄로서, 청소년성보호법 제16조 단서 및 같은 조 제1호에 의하여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인바, 공소외 1은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하였으나, 이에 관하여 그 부모의 명확한 의사표시는 없었다. 이러한 경우 피해자 공소외 1 본인의 명시한 의사만으로 이 부분 공소를 기각하여야 하는지, 아니면 피해자가 19세 미만의 청소년이므로 위 명시한 의사에 관하여 법정대리인인 부모의 동의가 있어야 비로소 공소를 기각하여야 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나.  원심의 판단
살피건대, ① 미성년자 법률행위의 효력을 제한하는 원리는 그 이념에 비추어 소송행위의 경우에도 그대로 존중되어야 하는데, 소송행위는 절차적 안정의 필요로 인하여 취소와 친하지 않으므로 미성년자 단독의 소송행위는 미성년자 본인의 이익을 위해 법이 특별히 허용하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는 한 원칙적으로 오히려 무효로 봄이 상당한 점, ② 종래 친고죄로 해석되거나 규정되어 있던 것을 위와 같이 반의사불벌죄로 개정한 이유는 처벌을 강화하여 입법목적인 청소년의 성보호를 보다 두텁게 하기 위한 것이지, 처벌의 유무를 오로지 청소년인 피해자 본인의 의사에만 맡기고 친권자 등 법정대리인의 후견적 역할을 배제하려고 하는 데에 그 취지가 있는 것이 아닌 점, ③ 종래 친고죄로 해석되거나 규정되어 있을 때에는 청소년인 피해자 본인의 의사에 관계없이 법정대리인은 독립하여 고소를 제기하여 소추를 구할 수 있었는데, 만약 상소의 포기나 취하에 관한 형사소송법 제350조 등과 달리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한 위와 같은 개정법을 오로지 청소년인 피해자 본인의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있으면 법정대리인의 동의 유무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처벌을 할 수 없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종전에 비하여 처벌이 강화되기는커녕 도리어 그 반대가 되는 경우도 생겨 개정법의 입법취지가 몰각되는 점, ④ 현실적인 측면에서도 피해자 본인의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있으면 법정대리인의 동의 유무에도 불구하고 처벌을 할 수 없다고 한다면, 회유나 협박, 사술 등의 방법으로 피고인 측이 판단력이 미숙한 어린 청소년 피해자로부터 부당하게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받아낼 위험성이 있는 점, ⑤ 형벌법규는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함부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유추해석 등을 하여서는 아니되는 것이지만, 형벌법규의 해석에서도 법률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 한 그 법률의 입법취지와 목적, 입법연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배제되는 것은 아닌 점, ⑥ 청소년성보호법 제3조도 “이 법을 해석·적용할 때는 청소년의 권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며, 이해관계인과 그 가족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아니하도록 주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법정대리인의 사망 기타의 사유로 인하여 그 동의를 얻을 수 없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청소년성보호법 제16조 단서에 규정된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는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있는 경우로 제한 해석함이 타당하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 공소외 1의 위와 같은 처벌불원 의사표시에 대하여 법정대리인의 아무런 동의가 없음이 명백할 뿐만 아니라, 법정대리인의 사망 기타의 사유로 인하여 그 동의를 얻을 수 없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만한 자료도 보이지 아니하며, 오히려 피해자의 법정대리인인 아버지가 생존해 있음에도 그는 이 사건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피해자 공소외 1 본인의 위와 같은 처벌불원 의사표시만으로 위 부분 각 공소를 기각할 수는 없다.
 
다.  당심의 판단
먼저, 형법해석의 의미와 일반적인 기준을 살펴본 뒤 그 해석기준에 따라 이 사건 청소년성보호법 제16조 단서의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관하여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지, 아니면 법정대리인의 동의와 상관없이 피해자 본인의 의사만으로 처벌불원 의사표시의 효력이 있다고 볼 것인지 여부를 살펴 본다.
⑴ 형법의 해석
㈎ 해석의 의미와 기준
형법의 해석은 어느 형벌법규가 사용하고 있는 문언의 의미내용을 밝혀서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대한 형벌법규의 적용범위를 구체화, 명확화하는 작업이다. 그 해석의 기준으로는 일반적으로 문리해석, 논리적·체계적 해석, 주관적·역사적 해석, 객관적·목적론적 해석 등이 있다.
① 문리해석이란, 모든 법해석의 출발점은 법문이므로 법관은 법문의 언어학적·문법적 의미를 준수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② 논리적·체계적 해석이란, 법률이 하나의 통일체를 구성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대상 규범의 법률 전체에 대한 체계적 위치와 맥락 등을 고려하는 것이다. ③ 주관적·역사적 해석이란, 그 규정의 제·개정과정과 입법 당시의 논의를 통하여 입법자가 달성하고자 했던 목표와 의도가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다. ④ 객관적·목적론적 해석이란, 법규범의 역사적 의미내용을 설명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과 당장 발생한 문제에 규범을 적용하기 위하여 법규정의 의미를 법률의 목적에 따라 객관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 전체적, 종합적 해석방법
앞서 본 각 해석기준은 병렬적이면서 상호보완적이므로 그 중 하나의 기준만으로 형벌법규를 해석하는 것은 충분하지 못하다. 따라서, 법해석은 법문언의 일상적인 의미에서 출발하여 입법자의 의사와 법의 목적, 체계적 연관성 등을 규명하여 그 가능한 의미의 범위를 확정하게 된다. 즉, 입법자는 형벌법규를 규정함에 있어서 언어를 통하여 앞으로 법관에 의하여 그 적용범위가 구체화될 규제영역을 결정한다. 이 경우 그 규제범위는 1차적으로 당해 형벌법규가 가지고 있는 언어의 통상적인 표현에 의하여 제시되지만, 법관은 이 일상적 표현방법을 출발점으로 삼아 다른 유사개념의 의미내용, 입법연혁, 다른 형벌법규와의 논리적 관련성, 입법취지와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 형벌법규를 해석하여야 한다. 이를 전체적, 종합적 해석방법이라 할 수 있다.
㈐ 유추해석의 금지
유추란 어떤 사실관계에 적용할 법률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에 그것과 가장 유사한 사실관계에 적용되는 법률규정을 찾아내서 적용하는 것이다. 형벌법규의 해석에 있어서 ‘법규정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는 경우에는 유추해석으로서 죄형법정주의에 위반하게 된다. 그리고 유추해석금지의 원칙은 모든 형벌법규의 구성요건과 가벌성에 관한 규정에 준용되는데, 위법성 및 책임의 조각사유나 소추조건, 또는 처벌조각사유인 형면제 사유에 관하여 그 범위를 제한적으로 유추적용하게 되면 행위자의 가벌성의 범위는 확대되어 행위자에게 불리하게 되는바, 이는 가능한 문언의 의미를 넘어 범죄구성요건을 유추적용하는 것과 같은 결과가 초래되므로 죄형법정주의의 파생원칙인 유추해석금지의 원칙에 위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대법원 1997. 3. 20. 선고 96도116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청소년성보호법 제16조 단서의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규정은 소극적인 소추조건에 해당하는데, 그 명시한 의사에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요한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하게 되면, 피고인에 대한 처벌범위를 확대하는 결과가 되어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되므로, 유추해석금지의 원칙에 위반되는 것은 아닌지 문제된다.
⑵ 해석기준의 적용
㈎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의 의미 (문리해석)
청소년성보호법 제16조 단서에서 규정하는 반의사불벌죄란 피해자의 처벌의사 없이도 수사와 공소제기를 할 수 있으나, 피해자가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하면 처벌할 수 없게 되는 범죄이다. 이 경우 범죄로 인한 ‘피해자’가 명시한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주체이다. 그런데, 청소년인 피해자가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함에 있어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한 것으로 해석하게 되면,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않더라도 법정대리인이 이에 동의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처벌을 희망하는 경우에는 피해자 본인의 의사와 달리 피고인을 처벌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라는 문언과는 달리 오히려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라는 정반대의 결론에 이르게 되는 모순이 발생한다.
② 형벌법규의 수범자는 어문학자나 법관이 아니라 사회의 일반시민이므로, 문언이 가지는 보통의 표현방법으로부터 벗어나는 해석은 일반시민에게 법적 안정성을 제공하지 못하고 국가형벌권의 자의적인 행사를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문언상 해석가능한 의미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은 법해석이 아니라 법창조 내지 새로운 입법행위라고 할 것이다. 일반시민은 청소년성보호법 제16조 단서의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가 피해자 본인의 의사를 뜻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뿐이지, 그 안에 법정대리인의 동의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이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청소년성보호법 제16조 단서의 적용에 있어서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 외에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은 통상적인 표현의 범위를 넘어서는 해석방법이고, 이는 해석의 한계를 벗어나서 헌법이 금지하는 유추해석이 되므로 허용할 수 없다.
㈏ 친고죄와 반의사불벌죄의 관계 등 (논리적·체계적 해석)
① 친고죄와 반의사불벌죄는 형사사법에 대해 사인의 의사개입을 허용하지 않는 국가형벌독점주의에 대한 중대한 예외로서 인정되는 것이므로, 형사소송법은 친고죄 등을 통하여 형사절차에서 사인의 의사가 남용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일정한 제한을 설정하고 있다. 즉, 형사소송법 제232조에서 고소는 제1심 판결선고전까지 취소할 수 있고, 고소를 취소한 자는 다시 고소하지 못한다고 규정하면서, 이를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에 관하여도 준용하고 있다( 제3항).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는 고소취소와 그 성격이 같으므로, 고소취소의 규정을 명시적으로 준용하고 있는 것이다.
형사소송법 제233조에서는 친고죄의 공범 중 일부에 대한 고소나 고소취소는 다른 공범에 대하여도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여 피해자의 자의적 의사에 따른 처벌의 불균형을 방지하고 있다. 이러한 고소의 불가분 원칙을 반의사불벌죄에도 적용할 것인지에 관하여는, 반의사불벌죄가 친고죄와 성격이 같다는 입장에서 이를 준용하는 견해도 있으나, 반의사불벌죄는 입법목적이나 취지, 피해자 의사를 조건으로 하는 이유나 방법 등이 친고죄와는 다른 별개의 범죄유형이라고 볼 것이므로, 형사소송법 제232조와 달리 제233조에서 반의사불벌죄에 이를 준용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에 관하여 친고죄와는 달리 공범자간에 불가분의 원칙을 적용하지 아니하고자 함에 있다고 볼 것이지, 입법의 불비로 볼 것은 아니다( 대법원 1994. 4. 26. 선고 93도1689 판결 참조).
③ 친고죄에 있어서는 법정대리인에게 독립하여 고소할 수 있는 권리가 인정되어 있으나( 형사소송법 제225조 제1항), 반의사불벌죄의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에게 독립하여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권리가 명시적으로 부여되지 않았다. 법정대리인의 고소권을 대법원 판례(1999. 12. 24. 선고 99도3784 판결)에 따라서 고유권으로 보더라도 피해자 본인의 고소권 소멸 여부와 관계없이 독립해서 고소할 수 있다는 것일 뿐, 법정대리인이 피해자가 한 고소를 취소할 수 있다거나, 피해자가 고소할 때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만 유효하게 고소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고, 나아가 피해자가 고소한 후 그 고소를 취소할 때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만 유효하게 고소를 취소할 수 있다는 의미도 아니다. 따라서,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가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그 명시한 의사에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도록 하게 되면, 명문의 규정이 없음에도 법정대리인에게 명시한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결과가 되어, 법정대리인이 피고인의 처벌을 결정하는 등 형사절차를 남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국가형벌독점주의에 대한 사인의 개입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면서 친고죄와 반의사불벌죄를 규정하고 있는 입법체계와 논리적으로 어긋나는 것이므로 허용할 수 없다. 특히, 청소년의 부모가 살아있는 경우에도 이혼·재혼을 하거나 청소년과 오랜 기간 떨어져 사는 등 사실상 가족관계가 해체 또는 단절된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요구함으로써, 오히려 피해자인 청소년의 권익이나 명예가 침해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④ 한편, 형사소송법 제350조에서 법정대리인이 있는 피고인이 상소의 포기나 취하를 할 때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요하는 이유는, 미성년자나 무능력자인 피고인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므로 경솔한 판단으로 부당하게 처벌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함이고, 청소년성보호법 제16조 단서의 경우에는 청소년이 피해자로서 가해자에 대한 처벌의사를 표시하거나 철회하는 것이므로, 그 규정의 입법체계나 논리구조가 서로 다르다. 따라서, 청소년성보호법 제16조 단서를 형사소송법 제350조의 규정과 유사하게 해석하여, 법정대리인의 사망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는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있는 경우로 제한해석하는 것은 위와 같은 입법체계를 무시한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 청소년성보호법의 입법연혁 (주관적·역사적 해석)
① 청소년성보호법은 2000. 2. 3. 법률 제6261호로 제정되었는데, 당시 청소년성보호법 제10조에서 청소년에 대한 강간, 강제추행 등을 규정하면서 친고죄인지에 관하여는 규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2001. 5. 15. 선고 2000도1391 판결)은 위 제10조가 형법상의 강간죄 등에 대하여 가중처벌하는 규정일 뿐 그 구성요건을 형법규정과 달리하지 않는 점, 청소년성보호법의 제정취지는 청소년의 보호에 있는데 위 제10조를 비친고죄로 해석하여 성폭행을 당한 모든 청소년을 그 의사에 불구하고 조사를 하게 되면 오히려 청소년의 보호에 역행하게 될 여지도 있게 되는 점 등을 고려하여 형법 제306조가 적용되는 친고죄로 해석하였다.
② 청소년성보호법이 2005. 12. 29. 법률 제7801호로 개정되면서, 청소년에 대한 강간 등의 범죄에 대한 고소기간을 일반적인 고소기간과 달리 2년으로 연장하였다( 청소년성보호법 제10조의2). 개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는, 자기판단능력과 권리행사능력이 부족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의 경우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아 고소기간을 연장함으로써 청소년 대상 성폭력 범죄자의 처벌을 강화하고자 하였다.
③ 그 후 청소년성보호법이 2007. 8. 3. 법률 제8634호로 전부 개정되면서, 제16조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강간죄 등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고, 다만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하였다. 국회에 제출된 개정 법률안에 대한 검토보고서에 의하면, “개정안의 취지는 친고죄 규정이 가해자와 피해 청소년과의 합의와 고소취소를 통하여 형사처벌을 민사상 손해배상으로 전락시켜 결국 청소년 대상 성범죄에 대한 정당한 처벌을 가로막고 있으므로, 이러한 친고죄 규정을 삭제하고 반의사불벌죄로 전환하여 피해자의 고소 없이도 수사가 개시되도록 함으로써 처벌의 실효성을 제고하려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④ 앞서 본 바와 같이 입법자가 청소년성보호법을 제정 및 개정한 입법자의 의도는, 청소년을 보호하고 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엄히 처벌하려는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청소년성보호법에서 친고죄 규정을 두지 않았을 때에도 죄형법정주의 원칙과 엄격한 형법해석의 원칙에 근거하여 친고죄로 해석하였던 취지를 되새겨 보고, 청소년성보호법 제16조 단서에서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규정 외에 다른 제한을 두지 아니한 이상,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요하는 것으로 제한해석하면서까지 피고인의 처벌을 강화하려는 것이 입법자의 의도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⑤ 나아가 청소년성보호법 제16조 단서가 이른바 입법자의 ‘편집상의 과오’에 해당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도 살펴본다. ‘편집상의 과오’란 입법자가 조문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형벌법규의 규율대상을 빠뜨리거나, 또는 미처 앞으로 진행될 사회변동을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발생하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형벌법규의 신속한 개정이 현실적으로 곤란한 실정하에서 ‘편집상의 오류’를 인정하면 법 개정 이전에도 형사처벌의 필요성을 충족시킬 수 있다. 그런데, 청소년성보호법의 개정 당시 청소년대상 성폭력범죄에 대하여 친고죄에서 반의사불벌죄로 전환하면서 주로 논의된 것은, “피해 청소년이 종래 고소라는 공개적이고 노골적인 의사표시가 아닌 자기 또는 제3자의 단순한 사건신고나 제보 정도로도 사건화할 수 있고, 오히려 적극적인 고소로 인한 후환의 우려는 일부 줄어들며,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표시 없이도 청소년 대상 성범죄에 대하여 국가의 적극적 개입이 가능하여 범죄억지력을 담보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고, 그 외에 청소년인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한지 여부나 법정대리인에게 명시한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권리를 별도로 부여할 것인지에 대하여는 전혀 논의된 바가 없다. 따라서, 청소년대상 성폭력범죄에 대하여 친고죄에서 반의사불벌죄로 개정함에 있어, 청소년성보호법 제16조 단서의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하고 이에 대한 입법상의 논의가 있었으나 형벌법규에서 누락됨으로써 발생하는 입법자의 ‘편집상의 오류’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 청소년성보호법의 입법취지와 목적 (객관적·목적론적 해석)
① 형벌법규의 해석에 있어서도 법률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 한 그 법률의 입법취지와 목적, 입법연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3조에서도 “이 법을 해석·적용할 때는 청소년의 권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며, 이해관계인과 그 가족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7조 내지 제12조에서 청소년대상 성범죄를 신설하고 성폭력범죄를 가중처벌함으로써, 청소년의 보호를 강화하고 청소년대상 성폭력범죄자를 엄벌하려는 취지와 목적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형벌법규는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함부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대해석해서는 아니된다. 여러 해석기준을 적용한 결과 불가피하거나 부수적으로 피고인의 가벌성이 인정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피고인에 대한 처벌필요성을 달성하기 위한 확대해석은 죄형법정주의라는 헌법적 요청을 심각하게 그르칠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에 더욱 허용될 수 없다. 더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청소년성보호법 제16조 단서의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요하는 해석은 법률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와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②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 의사표시나 처벌희망 의사표시의 철회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하는데(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3도4934 판결 참조), 청소년은 판단력이 미숙하여 성인인 피해자보다 피고인의 회유나 협박, 사술 등으로 부당하게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으므로, 법정대리인이 후견적 역할을 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법원은 청소년의 나이와 지능, 가정환경, 그리고 명시한 의사의 내용과 이유, 정황, 피고인과의 관계 등을 구체적으로 심리하여, 과연 청소년의 의사가 진실한 것인지와 그 의사표시가 믿을 수 방법으로 표현된 것인지를 판단하는 후견적 역할을 수행하여야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청소년에 대한 피고인의 회유나 협박, 사술로 인하여 부당하게 의사표시를 할 위험성을 충분히 차단할 수 있다. 따라서, 청소년의 판단력이 미숙하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요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③ 반의사불벌죄의 취지는, 비교적 경미하고 주로 피해자 개인의 법익을 침해하는 범죄에 관하여 구태여 피해자의 의사나 감정을 무시하면서까지 처벌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피해자의 처벌희망의사에 따라 논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강간, 강제추행의 경우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서 친고죄 적용을 배제하고 있음에 비하여, 13세 이상 19세 미만의 청소년대상 성폭력범죄를 규율하는 청소년성보호법이 반의사불벌죄로 개정한 입법취지는,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강간죄 등보다는 청소년대상 성폭력범죄 등에 대하여 국가가 형벌권을 행사함에 있어 피해자의 의사를 더 고려하겠다는 의미라고 볼 것이다. 그런데, 고소의 경우에도 피해자 본인이 고소나 고소취소를 함에 있어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데 반하여, 국가형벌권에 대한 사인의 의사표시가 고소보다 약한 형태로 반영되는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는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 의사표시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하는 경우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도록 요구하는 것은 위와 같은 입법취지나 목적에 어긋난다고 할 것이다.
㈒ 소결 - 법정대리인의 동의 불요
① 형법해석에서는 ‘문언의 가능한 의미’가 그 출발점이자, 최종적인 해석의 한계로서 작용한다. 따라서, 법규의 의미내용인 문리가 명확하여 논리적으로 모순되지 아니할 때에는 그 문리대로의 적용이 실제로 불가능한 예외적인 경우 이외에는 여기에서 자의로 벗어나는 해석을 하여서는 안된다. 더욱이 법률에의 구속의 정도가 다른 법률에서보다 더 엄격해야 할 형법의 해석에 있어서는 그 명문규정이 한편으로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입법작용에 의한 개정을 기다려야 할 일이지, 그 불합리한 결과를 막는다 하여 명문규정을 억지로 고쳐서 적용하는 것은 법관이 법해석의 한계를 뛰어넘어 입법의 영역으로 발을 내딛는 결과가 되므로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청소년보호법의 제정 및 개정의 취지와 목적이 청소년대상 성폭력범죄자를 엄벌함에 있고 청소년인 피해자의 의사만으로 처벌불원 의사표시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를 철회하도록 함으로써 일부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입법작용에 의하여 해결하여야 할 사항이라 할 것이고, 청소년성보호법 제16조 단서 규정을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넘어서까지 해석하려는 것은 엄격한 형법해석의 원칙과 유추해석금지의 원칙에 명백히 반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② 앞서 본 여러 해석기준에 의하여 청소년성보호법 제16조 단서를 살펴본 결과, 피해자가 명시한 의사로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 의사표시를 하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한 경우에는 피고인을 처벌할 수 없는 것이고, 이는 ‘피해자’의 의사표시만으로 그 법적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해석할 것이지, 그 외에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하다거나 법정대리인도 피해자와 별도로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 의사표시 또는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를 하여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
⑶ 이 사건의 해결
이 사건에 돌아와 보건대, 피고인들의 범죄사실은 각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 제1항 내지 제3항에 해당하는 죄로서, 청소년성보호법 제16조 단서 및 같은 조 제1호에 의하여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인바, 피해자의 원심 법정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가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이 부분 각 공소를 기각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이를 간과한 채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위법하므로,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도 없이 파기를 면할 수 없다.
⑷ 피해자의 소송행위능력에 따른 판단
㈎ 소송행위능력의 의미
① 고소의 경우와 같이 처벌불원 의사표시도 수사기관 또는 법원에 대한 소송행위이므로 피해자에게 소송행위능력이 필요하다. 이때 소송행위능력은 피해를 당한 정황을 이해하고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 또는 그 철회에 따른 사회생활상의 이해관계를 알아차릴 수 있는 사실상의 의사능력으로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청소년성보호법 제16조 단서와 관련하여, 피해자인 청소년이 소송행위능력을 가진 경우에는 그 처벌불원 의사표시만으로 충분하지만, 소송행위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요구하거나, 법정대리인에게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것으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피해자의 소송행위능력을 기준으로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하려는 입장에서 이 사건을 살펴보기로 한다.
㈏ 피해자의 소송행위능력 유무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해자 공소외 1은 1994. 4. 25.생으로 14세 4개월 정도가 된 2008. 8.경 피고인들에게 강간과 강제추행을 당하였다가, 자신이 일하고 있는 애견센타 사장의 조언을 듣고 경찰에 신고하게 된 사실, ② 피해자의 부모는 이혼하였는데, 어머니는 연락이 되지 않고 아버지는 재혼하였기 때문에 피해자가 새엄마와 살기를 원치 않아 할머니와 생활하고 있는 사실, ③ 피해자는 2009. 2. 13.경(만 14세 10개월)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진술하였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 이유에 대하여 “일이 이렇게 크게 문제될 줄 몰랐고, 피고인들이 구속되어 있는 사실이 부담스럽습니다.”라고 대답한 사실, ④ 그 후 피해자가 자필로 작성하여 원심 법원에 제출한 합의서에서도 ‘처벌하려는 것이 피해자의 뜻이 아니다. 피고인들과 친하게 지내며 악감정없이 잘 지내왔다.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치 않음을 다시 한번 확실히 한다.’는 취지로 기재한 사실, ⑤ 피해자의 아버지는 이 사건 범행을 전혀 알지 못하다가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의사를 표시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피해자는 이 사건 각 범행의 의미, 처벌불원 의사표시의 의미와 효과, 그로 인한 영향 등에 대하여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보이므로, 피해자가 명시한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소송행위능력을 가진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또한, 피해자가 위와 같이 의사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이나 그 가족에 의한 회유나 협박, 사술이 개입되었다고 볼 정황도 없다.
㈐ 소결
따라서, 피해자의 소송행위능력 유무에 따라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는 입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의 경우 소송행위능력이 인정되는 피해자가 명시한 의사로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하였으므로 이 부분 공소를 기각하여야 한다는 동일한 결론에 도달한다.
3.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 1, 3의 주장에 관하여
⑴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 1, 3의 위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⑵ 피고인들과 원심 변호인이 원심에서 이 사건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하여, 원심은 판결문에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이라는 제목 아래 그 주장과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위력간음죄와 강간죄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 2의 이 사건 범행은 겨우 12세에 불과한 어린 청소년이 가출하여 방황하고 있음에도, 이를 타이르거나 옳은 길로 선도하지는 못할망정 피해자를 협박하고 술을 마시게 한 뒤 강간한 것으로서 그 죄질이 상당히 나쁜 점, 피해자는 중학교 1학년으로 아직 올바른 이성관 내지 가치관을 정립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 성폭행으로 인하여 왜곡된 가치관을 가질 우려가 크고, 적지않은 정신적 고통을 입게 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을 엄하게 처벌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피고인은 무면허운전으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외에는 별다른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으며, 이미 피해자 공소외 2 및 그 법정대리인과 원만히 합의하여 그들이 피고인들의 처벌을 바라지 않고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가정환경,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량은 적절하다고 판단되고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검사의 피고인 2에 대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3에 대한 부분은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하고, 검사의 피고인 2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범죄사실】

1. 피고인 1은,
 
가.  2008. 6. 초순 01:00경 서울 서초구 방배동 (상세 주소 생략) 자신의 자취방에서, 술에 취한 피해자 공소외 2(여, 12세)를 들고 침대로 데려가 옷을 강제로 벗기고 몸으로 누르는 등의 위력을 사용하여 피해자를 1회 간음함으로써, 13세 미만의 여자인 피해자를 위력으로 간음하였고,
 
나.  2008. 7. 하순 일자 불상 18:00경 위 자신의 자취방에서, 할 말이 있으니 오라는 피고인의 요구에 따라 그곳에 온 피해자를 갑자기 침대 위로 끌어당긴 후 반항하는 피해자의 입을 틀어막고 피해자의 옷을 벗긴 후 강제로 1회 간음함으로써, 13세 미만의 여자인 피해자를 강간하였다.
 
2.  피고인 3은 2008. 6. 하순 일자 불상 20:00경 위 자취방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피해자 공소외 2를 침대로 끌고 간 후 이불을 뒤집어씌워 반항을 억압한 다음 피해자의 옷을 벗기고 1회 간음함으로써, 13세 미만의 여자인 피해자를 강간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들의 원심 및 당심 일부 법정진술 
1.  공소외 2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의 진술기재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Ο 피고인 1 :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2 제5항, 제1항(13세 미만 미성년자 위력 간음의 점), 개정 후의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1항, 형법 제297조(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의 점)
Ο 피고인 3 : 개정 후의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1항, 형법 제297조(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의 점)
 
1.  경합범가중 ( 피고인 1)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2008. 7. 하순 일자 불상경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간등)죄에 정한 형에 가중]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각 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미결구금일수의 산입
형법 제57조
 
1.  열람명령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37조 제1항 제1호

【양형의 이유】

이 사건 각 범행은 피고인들이 겨우 12세에 불과한 어린 청소년이 가출하여 방황하고 있음에도, 이를 타이르거나 옳은 길로 선도하지는 못할망정 위력으로 간음하거나 강간한 것으로서 그 죄질이 상당히 나쁜 점, 피해자는 중학교 1학년으로 아직 올바른 이성관 내지 가치관을 정립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 성폭행으로 인하여 왜곡된 가치관을 가질 우려가 크고, 적지않은 정신적 고통을 입게 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들을 모두 엄하게 처벌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피고인 1은 절도, 무면허운전, 공문서부정행사 등으로 2차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외에는 별다른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피고인 3은 이 사건 이전에 아무런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들 모두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으며, 이미 피해자 공소외 2 및 그 법정대리인과 원만히 합의하여 그들이 피고인들의 처벌을 바라지 않고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가정환경, 범행의 횟수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하여 각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공소기각 부분】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가.  피고인 1은 2008. 8. 18. 23:30경 위 자신의 자취방에서, 피해자 공소외 1(여, 14세)이 술을 마시고 잠이 들어 있는 것을 보고 피해자를 깨운 후 몸으로 짓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다음 피해자의 옷을 벗기고 1회 간음함으로써, 여자 청소년인 피해자를 강간하였다.
 
나.  피고인 3은 2008. 8. 11. 01:00경 위 자취방에서, 술을 마시고 잠을 자고 있는 피해자 공소외 1의 옆으로 다가가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수회 만짐으로써,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여자 청소년인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2. 판 단
살피건대, 피고인들의 범죄사실은 각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 제1항 내지 제3항에 해당하는 죄로서, 청소년성보호법 제16조 단서 및 같은 조 제1호에 의하여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인바, 피해자의 원심 법정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가 피고인들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이 부분 각 공소를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박형남(재판장) 신종열 이완희